한국제지는 원재료의 70%가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은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내수 회복까지 보태질 경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란 기대다. 지난해 4분기 한국제지의 경상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환율 하락으로 외화수지가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제지는 원재료 수입을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한다. 또 매출의 35%인 수출 부문에서 절반 정도만 달러화로 받고 나머지는 원화로 결제한다. 따라서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인상분만큼 수익으로 잡혀 원화 강세는 회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유로화 대비 원화 강세도 호재다. 1천7백만유로의 외화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제지는 지난 1월 유로화에 대한 원화 가치 상승으로 약 19억원의 외화환산 이익이 발생,경상이익도 54.6% 증가했다. 총 매출의 65%가 내수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수경기 회복시 실적호전 속도는 훨씬 빠를 전망이다. 중국 수요 급증 등으로 가팔랐던 펄프(종이원료)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4분기 이후 꺾여 올해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신규 공장 증설도 주가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기존 온산공장 부지 내 백상지 전용공장은 오는 12월 시험 가동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수입 비중이 높은 백상지 부문의 수입 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되면 연 생산능력이 17만t에 달해 선두업체와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동원증권은 한국제지의 올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각각 3.6%와 18% 증가한 3천5백23억원과 3백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