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17일 개인 주택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모기지론(부동산담보대출)의 자기 자금 비중을 높이는 부동산 과열 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시중 은행들의 개인 주택대출 금리 하한선을 일반 대출 기준금리(연 6.12%)의 9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5년 만기 이상 부동산 대출 우대금리의 경우 현재 5.31%보다 0.20%포인트 높은 5.51%가 최저 금리가 된다. 인민은행은 또 부동산 가격 급등 도시에 대해 모기지론의 자기자금 비율을 20%에서 30%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적용되는 지역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 일률적인 긴축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민은행은 또 주택자금 대출 억제로 유동성 자금 흐름이 경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정지불 준비금의 초과분에 대한 금리를 1.62%에서 0.99%로 낮췄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왕쏭치 부주임은 "거시조정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더 대출을 해주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HSBC의 취홍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가격을 억제해 투자 증가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철강과 다른 과열 부분 투자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원자바오 총리가 올해 정부 업무 보고에서 "고정자산투자가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발표된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4.5%를 기록,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는 지난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25.8%)보다는 낮지만 올해 억제 목표치인 16%보다 훨씬 높은 것.특히 1∼2월 부동산개발 투자가 27% 늘고,광산 투자가 1백48.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함께 에너지 및 자원 부족이 투자 증가의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