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업체 간에도 기업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사업다각화나 시너지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려는 코스닥업체들이 부실 코스닥기업들의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기술 키이엔지니어링 큐로컴 등은 다른 코스닥기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셋톱박스(위성방송수신기)와 원전 제어계측기기 등을 만드는 우리기술은 멀티미디어 시스템통합 업체인 오토윈테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지분 73.36%를 취득했다. 우리기술측은 "사업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 효과를 겨냥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기술 주가는 이날 상한가인 2천8백65원에 마감됐다. 오토윈테크는 지난해 말 현재 자본이 전액 잠식됐으며 주식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축열식소각로 생산업체인 키이엔지니어링은 한국와콤전자 지분 8.76%를 장내에서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한국와콤전자는 컴퓨터로 선반 절삭기 등 공작기계를 정밀제어하는 장치인 CNC컨트롤러를 만드는 업체다. 키이엔지니어링은 지분매입에 대해 "부채비율이 낮고 수익성이 안정적이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며 "추가 매입이나 경영참여 등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경영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이날 키이엔지니어링 주가는 4.78% 올랐지만 한국와콤전자는 하한가까지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지능형 교통시스템(ITS)구축업체인 큐로컴은 한국창투 지분 8.71%를 취득,계열사에 편입했다. 한국창투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자본이 50% 이상 잠식돼 관리종목지정 위기에 처해 있다. 큐로컴 관계자는 "권경훈 사장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창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큐로컴 주가는 2.24%,한국창투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들이는 측에선 사업다각화나 시너지를 쉽게 꾀할 수 있고 팔리는 측에선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어 코스닥기업 간 M&A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퇴출모면용 M&A인지는 가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