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더 이상 영세사업자가 아니다. 하루 빨리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게 해야 한다."(통신업체)


"우리는 통신업체에 비해 원가가 낮기 때문에 저렴한 요금에 서비스가 가능한 것뿐이다. 결코 덤핑이 아니다."(SO)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SO들이 점유율을 급속히 늘리면서 통신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막대한 통신망 투자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가입자 1가구당 월 3만원 안팎의 요금을 받고 있다.


반면 SO들은 기존 케이블방송망을 이용해 인터넷 사업을 하기 때문에 평균 1만7천원의 초저가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SO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요금 할인율을 높이고 가입자 위약금도 대납해주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통신업체들에 대한 제재 수위만 높이고 있어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O들은 지난 2002년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시작해 해마다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말에는 90만 가입자를 확보해 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온세통신 드림라인 데이콤의 가입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 때문에 통신업체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SO를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통신업체와 동등한 수준의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되면 요금을 포함한 이용약관을 정부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의 규제를 받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기간통신역무로 지정하고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온세통신 등을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했다.


그러나 SO들은 2년 동안 유예를 받아 2006년 7월이 돼야 기간통신사업자가 된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과당경쟁으로 인해 품질 개선이나 망고도화보다는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현재의 비정상적인 경쟁구도를 바꾸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SO를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O측에선 1백20개가 넘는 사업자들이 10%도 안되는 시장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을 뿐인데 통신업체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SO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천만원으로 통신업체에 비해 훨씬 낮다"며 "원가 개념으로 따져봐도 SO의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SO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한 사람들은 상당수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라며 "SO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정보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신위원회는 다음주부터 전국 1백20여개 SO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관련 불법영업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간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