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운드의 붕괴를 우려했던 김경문 두산감독이 `고졸 새내기들' 덕분에 한시름 덜게 됐다. 올 봄 휘문고를 졸업한 신인 김명제(18)는 17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2005프로야구 현대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안타, 1실점으로 막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계약금 6억원으로 최고액 신인인 김명제는 이날 투구수가 60개였으며 쌀쌀한 날씨 속에도 최고시속이 143㎞에 이르렀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도 능란하게 구사했다. 김명제는 1회말 첫 타자로 나선 현대 노장 전준호에게 볼카운트 2-3에서 밋밋한 변화구를 던지다 우월 2루타를 맞았고 3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첫 실점, 신인다운 미숙함도 보였다. 2회에도 첫 타자 송지만을 볼넷으로 내보낸 김명제는 다시 도루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3회부터는 안정을 되찾아 5회까지 현대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은 뒤 1-1 동점인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첫 공식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명제는 올 시즌 두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신인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5억원을 받은 김명제와 입단 동기 서동환(18)도 합격 판정을 받았다. 마무리로 내정된 `겁없는 신인' 서동환은 1-4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1이닝을 공4개만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현대 선발로 나선 메이저리그 출신 미키 캘러웨이의 투구도 돋보였다. 지난 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캘러웨이는 위력적인 컷패스트볼을 앞세워 4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양팀 선발들의 호투속에 이날 경기는 현대가 6회 채종국의 솔로홈런 등으로 2점을 보탠 뒤 7회에도 1점을 추가해 4-1로 이겼다. 문학구장에서는 대타로 나선 `저니맨' 최익성이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SK가 LG에 8-5로 역전승했다. 서울팀 두산(4패)과 LG(1무4패)는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공동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롯데-한화전(사직)과 삼성-기아전(대구)은 남부지방을 적신 봄비로 취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