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8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취임후 첫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최근의 고(高)유가와 원.달러환율 하락세에도 불구,경기회복 기조에는 영향이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 부총리는 이어 가진 기자단 브리핑에서 "최근 유가가 오름세이지만 환율하락과 함께 진행돼 충격이 상쇄되고 있다"며 "체감경기 개선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본격 경기회복시기는 오히려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그러나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상영일수 의무제) 축소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고유가 경기타격 없다 한 부총리는 이날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이 경기흐름을 꺾을 정도는 아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그 이유로 환율 하락이 국제유가 상승을 상쇄해 국내 기름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으며,국내 산업의 석유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지난주(7∼12일) 두바이산 원유값은 배럴당 평균 44.8달러로 작년 평균 33.6달러에 비해 11.2달러(33.3%)나 올랐지만 같은 기간 중 국내 휘발유값은 ℓ당 1천3백65원에서 1천3백76원으로 11원(0.8%)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평균 달러당 1천1백56원에서 지난주엔 1천2원으로 1백54원 떨어졌기 때문이란 게 재경부 설명이다. 최근 하락 추세인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한 부총리는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이 걱정이지만 올 들어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 좋아져 그나마 수출타격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3월 들어서도 소비동향에서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국제유가 동향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투자계획을 신속히 시행하는 등 재정은 확장기조를 유지하고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독도 불구,한·일 FTA 추진 한 부총리는 독도 문제로 인한 한·일 경제관계의 파장에 대해선 "경제 문제는 순수하게 경제적 고려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금년 말이 협상 시한인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독도문제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현재 한·일 FTA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건 한국이 요구하는 정도의 농업개방을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 폐지론자'로 알려진 한 부총리는 스크린쿼터와 관련,"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영화업계와 충분히 논의한 뒤 범 정부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면 나설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환율등락에 대한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서도 "환율은 시장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환투기에 의한 급등락엔 대응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