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을 맞은 조기숙(趙己淑) 청와대 홍보수석이 18일 사전 예고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았다. 참여정부 3년차를 맞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언론과의 건전한 협력관계와 정책홍보를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된 대언론 정책의 골간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조 수석은 간담회에서 "청와대 출입 기자들을 전부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고 말문을 연 뒤 "가장 많은 의견은 역시 브리핑 시스템 개선이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그러면서 매주 일요일마다 수석.보좌관급이 진행하는 정책 관련 `학습'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출입기자들에 대한 첫 강의는 김영주(金榮柱) 경제정책수석이 맡게 됐다. 아울러 언론과의 건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건전한 비판이 담긴 사설과 칼럼에 대해 홍보수석 명의로 된 `감사의 편지'를 띄우는 등 언론모니터링에내실을 기하기로 했다. 조 수석은 "굉장히 좋은 기사는 대통령에게 보고가 된다"면서 "`읽어보십시오'라고 올라가는데 꼭 답장을 주시더라. 그런 것들이 협력관계의 예가 될 수 있다"고강조했다. 이와함께 보다 더 나은 홍보서비스를 제공하고 "혁신하려면 학습해야 한다"는노 대통령의 지론에 따라 직원 학습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오는 24일 내한하는 이미지 마케팅 전문가인 제럴드 잘트만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직원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내달초에는 워크숍을 실시할 계획을 잡고 있는 것도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조 수석은 `개방형 브리핑제'로 상징되는 참여정부의 대언론 정책의 기조는 유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까지 실시된 비서동의 제한적 개방 문제에 대해 조 수석은 "재검토하거나 바꿀 가능성은 없다.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웃음 속에 비교적 순탄하게 출발했던 간담회도 비서동 개방 문제를 놓고 "세계적으로 그런 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조 수석과 "미국도 하고 있다"는 일부기자들의 주장이 맞서기도 했다. 한편 조 수석은 취임 당시 "언론과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란 일반적 예상과달리 언론의 입장을 듣고 수용하려는 자세를 취하며 폭넓은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에서 그 특유의 개성 있는 목소리에 더욱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고, 때마침 청와대 대변인과 국정홍보처장이바뀌면서 `조기숙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