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해체된 옛 거평그룹 나승렬 전 회장의 아들과 거평 출신들이 부산의 제과업체 기린을 통해 재기에 나서고 있다. 기린은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거평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한중석 전무를 지낸 이용수 만강개발 사장을 대표이사로,나 회장의 외아들로 서현개발 상무를 맡고 있는 나영돈씨를 상무이사(비상근 등기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또 거평그룹 기조실 출신인 우병수씨를 등기이사로,거평유통 부장을 지낸 나현주 기린 부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올해 28세인 나 상무는 나현주 감사 등과 함께 부동산 개발 업체 서현개발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현개발은 지난해 12월 기린 지분 23.2%를 인수,최대주주가 됐다. 나 상무는 기린과 서현개발을 오가며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이날 주총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정관 변경안도 승인했다. 또 최근 땅값이 급등한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의 공장터 6천여평을 매각하고 부산 정관 또는 경남 양산으로 공장을 이전키로 했다. 기린 관계자는 "현재 옥중에 있는 나 전 회장은 기린 인수와 경영권 확보 등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기린은 36년 역사를 가진 부산의 대표적인 제빵 업체로 최근에는 쌀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8백50억원의 매출과 2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