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우드(스푼) 티샷이 약 15cm 길이의 디봇을 떠내며 고작 1백98야드 전진.'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가 '티샷 뒤땅치기'를 했다. 지난 96년 프로전향 후 처음 보여주는 실수였는데,우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날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GC(파72)에서 시작된 미국PGA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총상금 5백만달러)은 비 때문에 1라운드가 순조롭지 못했다. 60명의 선수가 플레이를 하다말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뒤 다음날 잔여경기를 속개했고,61명은 첫 샷조차 날리지 못하고 2라운드에 앞서 1라운드를 치렀다. 어니 엘스,레티프 구센(이상 36세·남아공)과 같은 조로 편성돼 관심을 모은 타이거 우즈는 10번홀까지 2언더파로 공동 2위를 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엘스는 1오버파로 20위권,구센은 6오버파로 하위권이다. ▶18일 오후 10시30분 현재 이날 화제는 단연 우즈의 첫 샷이었다. 우즈는 1번홀(4백41야드)에서 3번우드로 티샷했는데,클럽헤드가 지면을 치면서 볼은 2백야드가 채 나가지 못했다. 외신은 이 샷을 두고 '갤러리들이 받쳐들고 있던 우산을 떨어뜨릴 뻔할 만큼 깜짝 놀랄만한 사건'으로 전했다. 연습라운드 때 8번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했던 우즈는 홀까지 2백51야드를 남기고 클럽선택 문제로 망설였다. 평소같으면 3번우드 거리였다. 그러나 짧은 파4홀에서 '스푼-스푼'으로 그린을 노린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결국 2번아이언을 빼들었고 볼은 벙커에 빠졌지만 우즈는 파를 세이브했다. '우즈답지 않은 실수'와 '우즈다운 리커버리'를 동시에 지켜볼 수 있었던 드문 광경이었다. 초반 위기를 넘긴 우즈는 3,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순항 중이다. 최경주는 11번째홀까지 2언더파(이글1 버디2 보기2)를 기록하며 우즈와 같은 공동 2위다. 최경주는 16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 뒤 플레이가 중단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쉬웠다. 나상욱(22·엘로드)은 13번홀까지 5오버파를 쳐 하위권으로 처졌다. 특히 3∼7번 5개홀에서 6오버파(보기-보기-보기-더블보기-보기)를 기록하는 난조를 보였다. 이 상태라면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2위를 차지한 조 오길비(31·미국)는 16번째홀까지 4언더파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