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는 한 주였다. 뉴욕증시는 유가에 치이고 간판 기업들의 부진에 힘을 잃었다. 18일 다우지수는 10,629.67로 마감,한 주간 1.34% 떨어졌다. 나스닥은 1.66% 하락한 2,007.79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이날 장중 한때 2,0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4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은 배럴당 56.72달러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32센트 오른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이 예전보다 작다고 하더라도 배럴당 55달러 수준을 지속할 경우 경기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좋지 않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의 신용등급이 쓰레기로 간주되는 투기등급 부근까지 떨어짐으로써 연 이틀 약세를 면치 못한 것도 시장 분위기를 짓눌렀다. 밀러 터박의 거래담당인 피터 부크바는 "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넘어가고 10년짜리 국채수익률도 연 4.5%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투자자들에게 절대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은 지수 선물과 옵션,개별종목 선물과 옵션의 만기가 겹친 이른바 쿼드루플 위칭 데이(네 마녀가 심술을 부린다는 뜻)여서 변동이 더욱 심했다. 다우지수가 장 마감 30분을 앞두고 오름세로 반전된 것 만으로도 투자자들은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이번 주는 22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가 최대 관심사다. 금리 인상은 확정적이다. 폭도 예전처럼 0.25%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연방기금금리는 연 2.75%로 오르게 된다. 7번째 연속 인상되는 셈이다. 도쿄미쓰비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러프키는 "현재의 경기동향이나 인플레 동향을 감안할 때 FRB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당길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관심은 금리 인상폭이 아니라 현재의 경기상태에 대한 평가와 그 평가에 따른 금융정책의 방향이다. 특히 금리인상 정책과 관련,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써온 '점진적' (Measured)이라는 표현을 포기할지가 최대 관심이다. FRB의 일부 이사들은 금리정책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위해 더 이상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고집하지 말자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즉시 다음 금리 인상은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굳이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FRB 회의가 열리는 22일에는 2월 도매물가지수도 발표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