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개발 인증제] 인력투자 많은 기업에 정부 '인재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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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 퇴출)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 까지 근무하면 도둑).우리나라의 인력 및 고용시장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대졸자는 일자리를 못구해 청년실업률이 7~8%에 달하며 직장인들은 상시화된 구조조정때문에 퇴출위기에 떨고 있다.
특히 이들중 많은 수가 재직중 재교육.재훈련 부족과 노동시장의 경직 등으로 쉽게 전직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다.
인력이 "패스트푸드"처럼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주주 최우선 및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나서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경제발전의 최대 밑천이 인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취약한 인재관리시스템은 곧 주식회사 한국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증제도 도입 필요=지식기반사회에서 기업의 인력양성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인증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미숙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인력 활용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인력의 수요자로서 통합적 인적자원개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개인의 고용능력 향상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관복 교육인적자원부 과장은 "생산성 증가를 위해선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시설투자보다 효율적"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에 대한 인적자원개발 인증은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21세기 직업능력'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시설투자를 10% 늘렸을 때 생산성이 3.6% 향상됐지만 교육훈련에 10%를 더 투자했을 때는 생산성이 8.4% 증가했다.
◆인증제 효과 크다=참석자들은 인증제가 인적자원 개발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선진기업의 사례를 보면 훈련투자 규모가 클수록 매출액 총이익률,자산 수익률,직원 1인당 이익,주가순자산비율 등이 정비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은 핵심인력의 이직 원인이 경력개발 프로그램 부재에 대한 불만이라고 보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광범위하게 운용하고 있다.
삼성그룹도 직원 1인당 1백만원의 교육비를 투자(2004년 기준)하고 있다.
김관복 과장은 "기업이 인력개발 투자를 늘리면 근로자들의 경력개발에 의한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직무 만족도가 증가한다"며 "인증제를 도입하면 인력개발에 앞장선 기업들이 노동시장에서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양질의 노동인력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엔 정부 지원이 필요=인증제를 정착시키려면 정부의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한동은 한국생산성본부 고문은 "인증제가 정부 주도의 톱다운식으로 시행돼 초기에 기업의 참여동기가 적을 수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ISO인증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만큼 인적자원 인증제가 새로운 부담이 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숙 위원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설문조사를 보면 기업들은 인증제의 유용성 등에는 동의하지만 참여의사는 16%에 불과했다"며 "인증제 확산을 위해선 기업들이 원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인증제 정착을 위해 △교육훈련비 지원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 요율 인하 △기업세제 혜택 △정부사업 참여시 우선권이나 가산점 부여 등 인세티브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