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연초 채권시장 불안으로 연기했던 회사채 발행을 속속 재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일 한국투신운용에 따르면 LG필립스LCD가 21일 4천억원 규모의 5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비롯해 이번주(21∼25일) 중 회사채 발행액이 9천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주(14∼18일)에도 1조3백억원에 달하는 등 이달 첫째주(4천8백억원)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주당 8백억∼6천억원대에 불과했다. 황성배 한국투신운용 연구원은 "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에 대해 차환 발행하는 것 외에도 연초 금리 폭등 과정에서 뒤로 미뤄뒀던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1조4천7백억원으로 이달 발행금액의 절반 수준이어서 신규 자금 확보를 위한 채권 발행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황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면서 하반기부터는 기업의 설비투자 용도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기업체의 회사채 발행이 계속 증가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