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리점 직원이 애프터서비스(AS) 중 사고를 일으켜 고객에게 피해를 줬다면 본사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3부(심상철 부장판사)는 20일 대리점 직원이 환기도 시키지 않고 보일러를 수리하다 라이터를 켜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김모씨(47)가 보일러 판매업체 K사 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본사는 직원과 함께 8천8백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리점이 본사와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 독립된 영업자이고 화재를 일으킨 직원은 대리점에 고용된 신분이더라도 보일러 수리업무에 관한 한 대리점 직원은 본사와 실질적으로 사용자ㆍ피용자 관계에 있다"며 "피고 회사는 대리점 직원이 일으킨 사고에 대해서도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회사가 AS 대표전화로 들어온 수리신청을 관할지역 대리점에 자동 연결되게 한 점이나 직원들을 장기간 본사에서 교육시키고 통일된 근무복을 제공한 점 등에 비춰 본사가 대리점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원고도 환기시설을 갖추지 않은 잘못 등이 있으므로 피고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