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일본의 독도 도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던 주였다. 양국간 외교 충돌은 이번 주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일본 정부의 왜곡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두나라 국민간 감정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이번 사태가 한·일 경제관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장 양국간 관광객이 줄어들까 여행업계가 긴장하고 있고,일본 자동차·가전제품 등의 수입판매 업계도 적지 않은 걱정을 하고 있다. 금년말 시한인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에도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상계관세 부과 여부 결정도 조만간 나온다니 지켜볼 일이다. 지난주 연일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인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진정될지도 관심이다. 국내 수입원유 물량의 80%에 육박하는 두바이산 원유값은 작년 평균 배럴당 33.6달러에서 지난주말엔 47달러를 넘었다. 최근까지는 급등하는 국제유가를 원·달러 환율하락(원화 강세)이 상쇄해 국내 기름값엔 충격이 덜했다. 그러나 환율 완충도 한계에 도달한 듯 국내 기름값도 오르기 시작해 휘발유는 지난주말 ℓ당 1천5백원에 달하고,경유 판매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ℓ당 1천원을 돌파했다. 서서히 국내 경제에도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유가 뿐아니라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천원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올들어 1,000포인트를 넘으며 활황을 보였던 주가도 900대로 고개를 숙이며 시들해졌다. 때문에 이같은 가격변화들이 모처럼 되살아난 경기회복 기대감을 꺾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작년초에도 비슷한 '반짝 경기'를 경험한 뒤 다시 침체를 겪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동향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화요일(22일) 통계청의 '2월중 고용동향'과 한국은행의 2004년 경제성장률 발표,수요일(23일) 한은의 '1·4분기 소비자동향조사' 등이 그런 것들이다. 21일 낮 신임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관련 협회장들과 갖기로 한 오찬간담회에서 밝힐 금융정책 방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화요일 정부가 발표할 중장기 조세개혁 방향도 내 호주머니에서 나갈 세금이 늘어날지,줄어들지를 좌우하느니 만큼 꼭 챙겨두자. 경제부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