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청와대를 예방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독도 및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 최근 한·일간 외교현안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지역 정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역내의 제반 장애요인들이 역사적·지정학적·전략적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극복돼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도와 교과서 왜곡 등의 문제가 불거진 역사적 배경을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한 뒤 "한국과 미국이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배석한 김만수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것들이 극복돼야 한·일관계와 동북아 평화구도 정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충분히 설명했다"며 "라이스 장관은 듣기만 했을 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와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해 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직접적으로,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10여분간 자세하게 역사적 연원을 설명하면서 당초 50분으로 예정됐던 접견시간을 20분 넘겨 1시간10분간 담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이 밝혔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오찬회담에서 반 장관이 '독도의 역사'에 대한 연원과 일본의 역사왜곡 실태를 상세히 말하자 "독도문제는 말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다. 한·일 양국이 현명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며 직답을 피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