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 차이나' 본격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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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브랜드다.'
중국정부가 국내외에서 '브랜드 차이나' 전략의 기치를 쳐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집중 육성할 수출브랜드로 하이얼 칭다오맥주 퉁런탕 등 1백91개 토종 브랜드를 선정 발표했다. 전기·전자가 71개로 가장 많고,의류 경공업 화공 의료 등 모두 6개 부문에 걸쳐 있다. 상무부는 이와 별도로 토종브랜드 자동차수출 지원을 위해 독자브랜드를 보유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 가운데 1백개사를 빠르면 이달 말 선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세계 3위 교역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세계의 하청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 위주로 자국의 교역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과학적발전관'이 '대외교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토종브랜드 해외로 나가라=상무부는 "이번에 선정된 중국 브랜드는 오는 2006년까지 2년 간 각종 지원정책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출육성 브랜드 선정은 지난 2003년 공산당 16기 3중전회에서 결의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개선을 위한 결정'에서 독자브랜드 육성을 통해 대외교역 성장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건설은행 당서기로 선임된 궈수칭 국가외환관리국장은 20일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수출은 급증했지만 중국이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을 가진 제품의 수출비중은 여전히 낮아 부가가치가 낮다"며 "대외교역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수출의 절반 이상은 현지에 진출한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의 휴대폰 수출국이지만 외국 브랜드가 90%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 수출을 지원키로 하면서 독자브랜드와 독자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대상을 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웨이젠궈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중국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세계 자동차 교역액의 0.7%에 불과하다"며 "이를 10년 내 10%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가 이뤄지면 중국의 연간 자동차 및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81억6천만달러에서 1천2백억달러로 급신장하게 된다. 이를 위해 수출 지원 외에 특화된 자동차산업단지를 2~3개 조성키로 했다.
◆대륙서도 토종브랜드 약진중=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이미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시작됐다. 국가통계국이 19일 도시주민을 상대로 80여종의 소비재 소비성향을 조사한 결과,토종이 상위 10개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72%에 달해 전년보다 1%포인트 올랐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소비재는 의류 섬유였으며,뒤이어 가전과 식품분야에서도 토종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64%가 명품을 찾는다고 답해 중국에서도 브랜드위주의 소비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상위 브랜드의 시장장악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전의 경우 외국산을 포함한 상위 10개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77.3%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은 80%를 초과했다. 프린터의 경우는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6.7%포인트나 상승, 90%를 넘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