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주말 오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전국민이 1시간 가량 공포에 떨었다. 지진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는가 하면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서고 건물이 크게 흔들려 일부 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지진의 진원지와 가까운 일본에서도 10여명이 다치고 주택이 파손되는 등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잇달았다. 20일 오전 10시53분께 일본 규슈 남부 후쿠오카 북서쪽 45㎞해역에서 규모 7.0도 지진이 발생,부산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건물의 흔들림을 감지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이날 오전 11시께 경남 통영시 서호동 재래시장 내 2층짜리 목조 상가건물에서 지진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지진 발생 시간을 전후해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의 진술 등으로 미뤄 지진의 영향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비슷한 시각 부산 부산진구 D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지진충격으로 갑자기 멈춰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김모씨(25.여) 등 4명이 갇혀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119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오모씨(부산 해운대구 좌동)는 "갑자기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소파에 있던 아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액자도 떨어져 아기를 꼭 안고 5분이상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에 사는 김모씨(63)도 "아파트가 크게 흔들리면서 수족관의 물이 출렁거리고 천장에 매달려 있는 전등이 10여분간 심하게 흔들리는 등 상당한 진동을 느껴 바닥에 납작 엎드려 바들바들 떨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신고는 없었으며 0.5m높이로 우리나라 해안에 오늘 오전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던 해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20분부터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에 발효했던 지진해일 주의보를 오후 12시30분을 기해 해제했다. 일본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후쿠오카현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후쿠오카시 및 오카와시 등 인근 지역에서 이날 오후 4시 현재 1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후쿠오카 인근 도서 지역에서도 10여채의 가옥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규슈(九州) 전역의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후쿠오카시는 지진 발생 즉지 현 정부를 통해 피해 지역에 자위대파견을 요청했다. 지진 발생으로 규슈의 많은 철도 노선에서 지연 사태가 속출했다. 또 상당수 지방의 국도에 통행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휴일 차량 통행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했다. 일본 정부는 20일 오전 11시에 총리관저 위기센터에 지진 대책실을 즉각 설치,피해 상황 집계 및 지원 작업에 나섰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오전 이동중 긴급 피해 상황 보고를 받은뒤 "철저하게 피해 정보를 수집하고 긴급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도쿄=최인한·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