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돌파의 키워드로 '컬러 마케팅'이 뜨고 있다.


흰색 검은색 등 천편일률적인 색깔에서 탈피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금기시돼온 붉은색 계통의 강렬한 컬러가 제품의 외관을 장식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내달초 리오의 후속모델 "프라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고객들이 직접 대표컬러를 고르는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프라이드에 적용될 색상은 △블루 사파이어 △레드 스피넬 △그린 페리도트 △오렌지 투어마린 △토파즈 골드 △오펄 그레이 △실버 크리스털 △밤하늘색 △맑은 은색 △순백색 등 모두 10가지.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컬러와 보석 이름을 짝지은 것이 특징.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스포티지에도 '하와이안 블루' '로맨틱 장미' 등 개성 있는 컬러를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컬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지난달 차세대 경차 '뉴 마티즈'를 시판하면서 지중해색 잔디색 살구색 올리브색 등 새로운 컬러를 등장시켰다.


또 소형차 칼로스 2005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푸른바다색''비둘기빛 은색' 등 기존의 색상에 변화를 준 파스텔 톤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경우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은빛 컬러 외에 진한 와인색,오로라 청색 등 과감한 컬러를 적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투스카니 역시 오렌지와 진홍색 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정열적이며 역동적인 색상이 주목받는다"며 "최근에는 RV(레저용 차량)를 중심으로 자연에 가까운 연두색 계통도 많이 채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및 가전 제품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컬러 리모델링'으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제품의 전면 또는 일부 색상을 분위기에 따라 바꿔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양문형 냉장고 중 패널 교체가 가능한 인테리어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다.


최근에는 김치냉장고에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파이어 블루,퍼플 와인 등 다양한 색상이 적용되고 있다.


개성 표출이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디지털 가전도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시판한 서브 노트북 '센스 Q30'과 아이리버가 내놓은 MP3 겸 전자사전인 신제품 '딕플'은 여성미를 강조한 빨간색으로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 케이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패션 소품으로 자리잡은 디지털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에는 소재와 디자인 외에도 컬러가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