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와서 청와대의 달라진 풍경 중 하나는 밤 늦도록 키보드 치는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노 대통령의 '스타일'을 간헐적으로 소개해온 윤태영 제1부속실장이 21일 '키보드 치는 대통령'이란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번에는 청와대 내 문서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e지원'이라는 온라인 문서관리시스템을 통한 보고가 시작된 이래 지난달 말까지 9백58건의 온라인 보고를 받았으며 이 중 1백35건(14%)이 밤 11시대에 처리됐다.


밤 12시와 새벽 1시에 본 문서도 각각 51건,35건이며 새벽 5시에 처리된 적도 있다.


노 대통령은 문서를 본 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칭찬하거나 재지시하고 때로는 질책한다고 윤 실장은 전했다.


보고서가 만족스러우면 "잘 읽었습니다. 공개하면 어떨까요""자-알 보았습니다"라고 하고,"정책실장선에서 적절히 주의바람""토론과 보고를 다시 합시다"라는 표현은 꾸중과 질책이다.


때로는 "부속실,취지가 없는 문서까지 올리는 것은 좀 심하다.


다음부터는 취지를 요약할 것""열람하는 데만 30분"이라고 문서에 기록하는 것은 신랄한 지적이다.


지난 4일엔 '국내언론보도분석'에 대해 여러 수석실에 지시를 내렸는데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에게는 "일본 역사교과서 관련 동향에 즈음해 일본의 동향을 함께 종합평가하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지 미리 대책을 강구해 봅시다"라고 온라인 시스템에 지시사항을 남겼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