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 청와대의 달라진 풍경중 하나는밤 늦도록 키보드를 치는 대통령이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21일 `청와대 브리핑'에 아홉번째 기고한`국정일기'의 한 부분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인명관리 프로그램인 `노하우 2000'을 만들기도 했고 지금도 인터넷 댓글을 올릴 정도로 컴퓨터에 `친숙'하다. 지난해 11월 청와대 내부 통신망인 `e지원(e知園)'의 문서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노 대통령은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더욱 잦아졌다. 물론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다. `키보드 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국정일기'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2월말까지 총 958건의 온라인 보고를 받아 처리했으며, 이중 199건은 재지시를, 127건은 별도 지시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 대통령의 온라인 보고 및 처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밤 11시대에 전체의14%에 해당하는 135건을 처리해 가장 많았으며, 밤 10시대에 117건, 밤 9시대에 72건, 밤 8시대에 76건을 각각 처리했다. 특히 밤 12시대와 새벽 1시대에도 각각 51건과 35건을, 새벽 6시대와 새벽 5시대에도 4건, 1건의 문서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보고에 대해 "자-알 보았습니다", "공개하면 어떨까요", "대국민 보고감입니다" 등으로 만족감을, "정책실장 선에서 적절히 주의바람", "토론과 보고를 다시 합시다", "다음부터는 취지를 요약할 것" 등의 댓글을 달아 질책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윤 실장은 "대통령과 실무자간의 격의없은 대화의 폭과 깊이가 온라인망을 통해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필체를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오탈자도 그대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또한 "2월25일 국회연설, 3.1절 연설, 혁신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보낸 편지,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 사퇴와 관련한 편지 등은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키보드를) 친 원고"라며 "앞으로 글을 더 자주 쓸 예정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