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박2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1일 오후 미국으로 떠났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및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회담하는 등 22시간을 머무르는 동안 5명의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을 떠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계속해서 복귀하지 않고 버틴다면 다른 선택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고강도의 경고성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선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을 통한 제재수단 강구를 의미하는 강한 압박으로 보인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을 설득해 회담 테이블에 앉히는 데 좀 더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리자오싱 부장과의 회담에서도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스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행보라는 점 외에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2기 부시 행정부의 대중국 외교노선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그를 직접 만나 양국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만문제와 반국가분열법 제정 목적을 설명하는 데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라이스 장관으로부터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의 관계발전을 희망한다는 중국의 뜻을 전했다. 후 주석은 특히 미국에 대만해협의 평화를 위협하는 대만독립 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촉구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강력한 의지를내보였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중국 내부의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비교적 심도있게 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리자오싱 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민주화와 인권문제, 종교의 자유 등의문제에 있어 좀더 관대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