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의료비가 지난 10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전체 의료비 지출 가운데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오는 2010년에는 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건강보험 재정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런 내용의 '65세 이상 노인 의료이용실태 분석'을 21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3백75만명으로 모두 5조1천3백64억원(비급여 제외)의 의료비를 썼다. 인구 수로는 전체의 7.9%에 그치지만 의료비는 전체의 22.8%를 사용한 것이다. 지난 94년의 경우 노인 총 의료비가 5천5백11억원으로 전체의 11.3%에 그쳤다. 노인 1인당 평균 의료비도 94년 23만4천원에서 지난해 1백40만2천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노인 의료비가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임에 따라 노인 인구가 10.9%에 이르는 2010년에는 1백11조7백5억원(전체 의료비의 28.1%)에 달할 것으로 건보공단은 추산했다. 또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2026년에는 전체 의료비의 절반을 노인이 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노인 한 명이 병·의원을 내원한 평균 일수는 35.4일(입원 4.3일,외래 31.1일)로 전체 국민 평균인 14.9일의 2.4배가량 많았다. 남성 노인의 의료비가 1백44만7천여원으로 여성(1백37만1천여원)보다 많았다. 노인 질병은 입원의 경우 노인성백내장 뇌경색 폐렴 당뇨병 협심증 등의 순이었고 외래는 감기 고혈압 치아장애 배통 무릎관절증 등의 순으로 발생 빈도가 많았다. 공단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의료비를 비롯한 의료비가 크게 늘어나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