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는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차관의 차기 세계은행 총재 선임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대다수 EU 재무장관들이 울포위츠가 세계은행 총재로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적 이유' 때문에 공식결론은 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울포위츠는 자격이 있으며 독일은 그의 선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도 "울포위츠에 적대적인 선입견을 갖지 말고 일단 그가 총재로 취임한 이후의 행동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U가 울포위츠를 세계은행 총재에 선임한 미국의 의도에 대해 내심 우려하고 있지만 그간 주장해온 정의와 명분보다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갈등을 피하고 현실적인 이익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앞장서 주장하고 군사 외교적 일방주의를 기획한 대표적 신보수주의자(네오콘) 중 하나로 알려진 울포위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더욱이 재선 이후 유럽 등 우방과의 대화를 추구할 것임을 강조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네오콘인 존 볼튼 전 국무부 차관의 유엔 대사 지명에 이어 울포위츠까지 국제기구에 전진 배치시키자 미국이 일방적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