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 참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 공급업체들에 대해 분양가 인하를 '강권'한 이후 현장 모델하우스는 '초상집' 분위기다. 직원들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모델하우스를 찾는 고객들도 하루 수백 명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했다. 임대아파트 공급업체들은 평당 7백20만원 안팎인 분양가를 6백만원대로 낮춘다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얼마로 낮출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채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임대아파트 공급업체 '초상집' 22일 임대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고객들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개장 초기엔 하루 1만3천∼1만4천명씩 방문했지만 정부에서 '분양가 폭리'를 발표한 이후엔 하루 5백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한 임대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일반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청약 이후에도 방문객이 많이 몰리는 게 보통인데 정부 발표 이후 이곳 모델하우스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다시피 했다"면서 "방문한 고객들도 주로 분양가가 얼마나 낮춰질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직원은 "지하주차장 조경시설 인테리어 등을 비교할 경우 일반분양 아파트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당초 분양성공을 자신했었다"면서 "하지만 대거 청약미달 사태가 빚어진데다 정부의 세무조사 발표까지 있어 직원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일반아파트 공급업체도 전전긍긍 두산산업개발 서해종합건설 등 일반아파트 공급업체들도 이번 '임대아파트 분양가 파장'이 어떤 식으로든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반분양 아파트 공급업체들은 임대아파트의 분양가가 낮아지면 실수요자들이 임대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일반분양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폭리 논란으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에서 임대아파트의 분양가가 낮아지면 실수요자들이 임대아파트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결국 임대아파트의 분양가가 얼마나 낮아질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탄신도시 인근의 I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동탄 3차 동시분양의 분양열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면서 "총 80여개에 달하는 인근 중개업소도 약 70%가 문을 닫은 상태"라고 전했다. 동탄(화성)=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