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사슴' 등 최근 공개된 이중섭 작품들에 대한 진위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1953년 이중섭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7점의 작품이 위작(僞作)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화백의 차남인 태성씨(56)는 "그 작품들은 유족이 소장해 온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도쿄에서 표구업을 운영하고 있는 이태성씨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옥션이 최근 공개한 아버님의 미공개작 7점은 일본에 사는 어머님(야마모토 마사코·84)이 50여년간 소장해 온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 그림들은 1953년 아버님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가족들을 위해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내년 이중섭 50주기 기념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부득이 경매를 통해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버님이 1941년께 원산체류시 그린 그림도 갖고 있다"며 "때가 되면 유족 소장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화백의 조카로 1979년 미도파화랑에서 대규모 이중섭전을 기획했던 이영진씨는 "작은 아버지(이중섭)와 함께 일본에 계신 작은 어머니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지만 이번 경매에 나온 그림들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이중섭 감정전문가는 "이번 공개된 그림들에는 이중섭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인 '살아있는 선'이 전혀 없다"며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차원이 아니라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만약 유족측의 주장대로 이번에 공개된 그림들이 이중섭의 진짜 작품이라면 이중섭 작품의 편차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해 이중섭에 대한 재평가가 전면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태성씨는 내년에 이 화백 50주기를 맞아 이 화백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마크엔터테인먼트사와 한국의 튜브픽처스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이 영화는 순제작비 50억원이 투자되며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배우를 주연으로 쓸 예정이다. 그는 또 유족 소장품에 대해 "아버지가 53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많은 그림을 가지고 왔으며 우편으로도 많은 그림을 보내주었다"며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