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관련주들이 극심한 주가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업종 대표주인 레인콤이 23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저가까지 떨어진데 이어 거원시스템 엠피오 등 관련주들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레인콤은 이날 4.88% 하락한 1만9천5백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가 상장 이후 2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 초 고점 대비 하락률이 49.3%에 이른다. 업계 2등주로 꼽히는 거원시스템은 무상증자 효과로 3월 초까지는 강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급락세에 동참,10여일만에 37.4% 밀렸다. 엠피오 역시 연일 약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저가 수준에 근접했다. MP3 관련주의 이 같은 급락은 애플 삼성 소니 등 대기업이 올 들어 MP3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국내 점유율은 이달들어 10%를 넘어섰고 소니도 최근 저가형 모델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까지 MP3부문에서 세계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동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MP3 중견업체들의 매출추이는 견조하지만 가격경쟁 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레인콤의 경우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이 2003년 24%에서 지난해 14%로 둔화됐고,올해는 10%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주가가 실적대비 저평가돼 있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안좋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2분기 이후 매출 확대에 따른 반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연구원은 "1분기에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2분기부터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며 "레인콤은 오는 28일 신제품인 H10을 중국공장에서 본격 양산하고,거원시스템은 올해 미국 수출을 개시한다는 점에서 외형 확대에 따른 모멘텀 회복을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