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아메드 자키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전 석유장관은 고유가가 소비지출에 타격을 주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확대시키고 있어 현재와 같은 유가급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야마니 전 장관은 "지난 2년 간 유가가 급등했고,또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데 이는 1980년대 초반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그때처럼 유가가 급등 후 하락하는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니 전 장관은 자신이 운영하는 '국제에너지연구센터' 주최 런던 컨퍼런스에서 "1980년대 초 유가는 배럴당 40달러에 달했는데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현재가로 환산하면 이는 약 80달러 수준"이라며 "이란·이라크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만 없었다면 유가는 더 빠른 속도로 하락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배럴랑 55달러 수준인 유가는 걸프전이 발발했을 때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1973년 석유파동 당시와 근접한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야마니 전 장관은 막대한 쌍둥이 적자와 높은 개인부채 수준,증가하는 이라크 전쟁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미국의 원유수요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유선물가격은 22일 OPEC이 추가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크게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물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대비 배럴당 1.43달러 하락한 56.03달러에 마감됐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