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서 폭력조직을 결성, 세력을 과시하며 학생들을 집단 폭행한 고교생 3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교내 `서클'을 결성, 학생들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전남 나주 모 고교 3학년 김모(17)군 등 3명에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같은 학교 2학년 이모(16)군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3년 3월께 학내에서 '일진장악회'(일장회)라는 폭력조직을 만든 뒤 세를 과시하며 지난 8일 학교 앞 골목길에서 2학년 양모(16)군 등 7명이 동급생 이모(16)군을 "건방지다"며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모(16)군 등 9명은 11일 오후 5시께 교내 식당에서 "인상을 썼다"는 이유로 2학년 김모(16)군을 학교 앞 골목길로 끌고가 역시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진을 장악한다'는 의미의 이 폭력조직은 학기초 신입생이 들어오면 조직원을모집, 입단식을 갖는가 하면 선배를 보면 90도 직각으로 굽혀 인사하고 말끝마다 '형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행동강령' 이행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식 시간에는 학내 컴퓨터를 자신들만 독점 사용하고 식당에서도 먼저 급식을 받는 등 사실상 학내에서 '세'를 과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학생 34명을 설득, 폭력에 가담했거나 직접 폭행한 학생 32명으로부터 조직탈퇴확인서를 받고 조직을 해체했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 측은 교내에서 이같은 학생들의 폭력조직 결성과 폭행이 있어 왔지만실태 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금품을 직접 갈취하고 폭행하는 것도 문제지만'세'를 과시하며 위압감을 주는 '간접 폭력'도 심각한 문제"라며 "교사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