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항공요금 저가경쟁 점화…한성·제주항공등 취항 채비에 KAL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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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24일 저가항공 시장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오는 6월말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국내 저가항공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충청지역을 연고지로 6월말 운항에 들어가는 한성항공과 내년 상반기 취항하는 제주에어가 당분간은 국내선 저가 시장을 공략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노선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선의 만성적인 적자 운영도 장기적으로 저가항공사 설립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저가항공사 싹을 자르겠다'
한성항공과 제주에어는 대형 항공기 위주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8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가 주력이다.
서비스보다는 정시 출발·도착과 안전을 강조하면서 원가를 최대한 낮춰 승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원가가 덜 먹히는 만큼 운임을 기존 항공사의 40∼80%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이들 저가 항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6월 말 청주∼제주 김포∼제주 2개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하는 한성항공은 기존 항공사 대비 40∼60%선에서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청주∼제주 김포∼제주 구간 운임(편도 기준)이 6만4천∼8만1천원,7만3천∼9만2천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3만∼4만원이면 제주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상반기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에어도 제주∼서울 제주∼대구 등 4개 노선 운임을 기존 국내선 요금의 70%선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국내 저가 항공사의 출현은 단기적으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항공사들에는 악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저가 항공사가 일본 중국 등 대형 항공사들의 주요 고수익 노선으로 노선망을 확대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조양호 회장이 '필요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별도 법인을 설립,저가항공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주저없이 말한 배경이기도 하다.
◆예고된 생존경쟁
자본이나 조직 등 모든 면에서 기존 항공사보다 열악한 저가 항공사들은 서비스와 기내식 등에서도 거품을 빼겠다는 전략이다.
아일랜드 라이언항공,영국 이지젯,싱가포르 타이거항공 등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 항공사들의 전략을 쓰면 항공기 운임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나는 원가 절감을 이뤄내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후쿠오카 나가사키 기타큐슈 돗토리 등 일본 지역과 상하이 칭다오 하얼빈 등 중국 지역 취항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