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지부(위원장 진종철·이하 KBS노조)의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하다 노조에 적발됐다. KBS노조는 24일 오후 KBS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이 불법 도청하던 현장을 적발했다"며 "사측에 법적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노조에 따르면 KBS 노무팀의 한 직원이 지난 23일 오후 10시께 KBS노조 중앙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던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장 녹음실에서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하다 노조원들에게 적발됐다. KBS노조는 현장에서 직원이 녹음하고 있던 테이프 2개를 압수했고 노무팀 직원에게서 불법 도청 사실에 대한 확인서를 받았다. 진종철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노조의 회의를 도청한다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24일 집행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사측에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사측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노동조합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사건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도청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개인의 과잉충성에서 빚어진 우발적인 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