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가 모처럼 힘을 내고 있다. 그동안 개인 선호 테마주가 활개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대형주들이 실적호전 기대감과 낙폭과대 분석에 힘입어 속속 반등하고 있다. 코스닥시황 전문가들은 대형주가 일제히 강세로 돌아선 것은 시장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반등장 선봉에 선 대형주 코스닥지수는 25일 약세권에 머물던 대형주가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450선 회복에 성공했다. 7일만의 반등이다. 하나로텔레콤 NHN LG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인 '빅3'가 동반 오름세를 보였고 CJ홈쇼핑 LG홈쇼핑 주성엔지니어다음커뮤니케이션도 반등했다. 최근 9일 연속 하락했던 하나로텔레콤은 전날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이틀째 상승세다. LG텔레콤과 LG홈쇼핑은 각각 나흘만에,CJ홈쇼핑은 닷새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월 3개월만에 초고속인터넷 순가입자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이 호재다. LG텔레콤은 마케팅비용 절감과 '뱅크온'(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힘입어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NHN과 홈쇼핑주는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잇따른 매수추천에도 꿈쩍하지 않던 NHN은 M&A(인수합병)가능성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실적 및 시장점유율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7.29% 올랐다. 대형주의 강세는 기관이 촉발시켰다. 개인은 열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반면 기관은 7일만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그동안 대형주 위주로 매물을 쏟아내 지수를 끌어내린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기관 손절매 물량 대부분 소화돼 대형주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가격메리트 생긴 데다 기관 매물도 줄어드는 추세여서 추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업종 대표주들이 반등하면서 시장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급락세를 불러온 기관의 손절매 물량도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계감사와 주주총회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던 부실기업의 퇴출작업이 끝나가고 있는 점도 시장의 안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코스닥시장이 약세기조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락 이후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실질예탁금 감소와 미수금 증가세를 감안하면 중소형 테마주의 수급여건이 악화돼 상대적으로 대형주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