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국 초중고 수업없는 첫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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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7백1개 초·중·고교가 26일 일제히 쉰다.
올해 도입된 월1회 주5일 수업제에 따라 적용되는 첫 수업없는 토요일이다.
벌써부터 노는 토요일이라는 의미의 약어로 '놀토'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컸지만 정작 학부모들은 어떻게 토요일을 보내야 할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처음 겪어보는 데다 토요일을 쉬지 않는 맞벌이 부부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와 공공기관들은 '놀토'에 대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형식적이란 반응도 있다.
◆어디로 아이들을 보내야 하나=초등학교 3학년생을 두고 있는 이모씨(35·주부)는 "휴업 토요일마다 자녀와 함께 영화나 연극,전시회를 보러 다니거나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며 "딱딱한 학교 수업으로는 얻지 못하는 산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들은 사정이 다르다.
현재 근로자 1천명이상인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일부에서만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 맞벌이 가정에서는 토요일에 자녀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에서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인왕초등학교의 경우 이번 토요일에 50여명의 학생이 등교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쑤시개와 투명컵,테이프 등을 이용해 다리 등 구조물을 만들도록 할 계획이다.
부산 동부교육청은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지하철을 타고 부산시내를 돈 뒤 주요 관광지와 유적지 등을 방문,현장학습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행초기에는 학부모 불만 면키 어려울 듯=일선 학교들이 운영하는 토요 프로그램들은 급조된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평상시 특기·적성교육때 실시하던 내용과 중복되는 과정도 많고 프로그램의 예상 수강학생을 잘못 예측한 경우도 많다.
초등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둔 정모씨(38·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는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등교를 받아주는 것이 고맙기는 하지만 현재 준비된 프로그램들이 과연 얼마나 충실히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초등학교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서울의 경우 중학교에서 직접 토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한산중과 성사중 두 곳뿐이다.
혜성여고 정용호 교사는 "중·고교들은 별도의 토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학생들의 상당수가 학원으로 흘러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고등학교는 강제 자율학습을 계획해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 조사에 따르면 일부 인문계 고등학교가 3학년 학생들에게 '전원등교'를 지시했다.수일고 장학고 등은 1,2학년 학생들에게도 전원 등교 지침을 전달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