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버전스는 반도체가 이끌어갈 것이고 그 중심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삼성이 만드는 반도체중 10∼15%를 사가는 대만의 관련업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컨버전스'시대를 삼성과 함께 주도해가자고 주창한 것.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각종 전자제품의 기능이 융·복합화되는 '모바일 컨버전스'시대를 한국과 대만이 이끌자는 제안이다. 이런 메시지에 행사장을 가득 메운 대만 1백30여개 전자업체의 8백여명의 기업인들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대만은 전세계 노트북PC의 65%,LCD 모니터의 68%,PC용 마더보드의 80%를 만드는 '세계의 IT(정보기술) 공장'.아직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PC 관련 산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어느 곳보다 IT산업의 변화에 민감한 시장이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전자는 대만 시장을 '모바일 컨버전스'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인텔에 이어 세계 제2의 반도체업체로 떠오른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포럼에서 대만 업체를 대상으로 차세대 모바일기기용 반도체 신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8년까지 모바일기기용 반도체 매출을 전체 반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지난 수십년간 반도체산업의 성장은 미국 인텔이 주도해왔다. 인텔은 PC 중심의 반도체산업 성장과정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이제는 PC가 반도체산업의 중심을 모바일기기에 넘겨주는 전환점에 서있다. 한국과 대만이 연합전선으로 '모바일 컨버전스'를 주도해 반도체 제2성장의 역사는 동아시아의 'IT 강소국(强小國)' 두 나라가 함께 썼다고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타이베이=장경영 산업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