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제품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2년 전 9백만원대이던 PDP TV 주력제품 가격은 3백만원대로 떨어졌고 컬러 레이저프린터 역시 3백만원대에서 1백만원대로 낮아졌다. 2백만원대가 대부분이었던 노트북의 경우 1백만원 안팎의 제품까지 나왔다. 데스크톱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도 마찬가지다. 그야 말로 '가격파괴'다. 기술향상과 대량생산으로 원가가 낮아진 데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가 제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벽걸이 TV 가격은 '폭락'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곤두박질했다.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42인치 HD급 일체형 PDP TV 가격은 3백90만원.2년 전만 해도 같은 크기의 제품이 9백만원대에 팔렸다. 삼성전자의 40인치 LCD TV는 1년 전 9백90만원에서 현재 5백50만원선으로 하락했고 32인치 제품은 5백만원대에서 2백7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중소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들의 '가격파괴'는 더 심하다. 디보스는 30인치 LCD TV를 1백49만원에,이레전자는 42인치 PDP TV를 3백5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PC의 경우 성능이 좋아졌는 데도 가격은 떨어졌다. 삼보컴퓨터 델컴퓨터 소텍컴퓨터 등은 올해 초 1백만원 안팎의 초저가 노트북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한국HP와 도시바코리아도 1백20만원대 저가 노트북을 출시했고 고가정책을 고집해온 삼성전자 LG전자도 저가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2년 전 2백만원대 초반이 주종을 이뤘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프린터 가격도 급락했다. 한국HP는 2년 전 '컬러 레이저젯4550'을 3백만원대 중반에 내놨는데 지금은 '컬러 레이저젯3550'을 1백만원대 초반에 팔고 있다. 이 기간 인쇄속도는 4배나 빨라졌다. 흑백 레이저프린터의 경우 후지제록스프린터스가 지난달 60만원대 제품군을 선보였다. 단순 잉크젯프린터 가격은 10만원 내외로 낮아졌다. 2년 전 일반 프린터를 살 수 있는 돈이면 잉크젯복합기나 포토프린터를 살 수 있게 됐다.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2년 전에 1백만원쯤 줘야 살 수 있었던 5백만화소대 제품을 지금은 30만원 안팎이면 구입할 수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최근 5백만화소대 제품을 29만8천원에 출시,'5백만화소-20만원대 시대'를 열었다. 4백만화소 제품은 2년새 60만원대에서 3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가격파괴 바람과는 대조적으로 휴대폰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유비파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휴대폰 가격은 연평균 15.5% 올랐다.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각종 기능이 융합되면서 고기능 디지털 제품의 경우엔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대부분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기술발전에 힘입어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오상헌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