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경쟁사 추천 이사들에게 회사 기밀자료까지 보여줘야 했던 하나로텔레콤이 마침내 '적과의 동침'을 끝낸다. 정관 변경에 성공함에 따라 SK텔레콤 데이콤 등 경쟁사들이 추천한 이사들을 이사회에서 모두 내보내고 자사 사람들로 이사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하나로텔레콤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경쟁사 추천 이사의 이사 자격 금지를 규정한 정관변경안을 승인했다. 개정된 정관에는 사업이 하나로텔레콤과 같거나 비슷한 경쟁사 또는 공정거래법상 동일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 임직원은 이사가 되지 못하게 규정됐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의 이사로 등재돼 있던 삼성전자 홍순호 부사장과 SK텔레콤 조민래 전무,데이콤 자회사인 KIDC의 남영우 사장 등 경쟁사 추천 이사 3명이 모두 퇴진했다. 이사 수는 11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 추천 이사 3명은 투자지분 관계상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며 "이젠 외부 추천 이사는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세 회사와 협의가 잘 돼 이사 요건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경쟁사 임원들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까닭에 영업이나 신규사업에 관한 기밀을 지키기 어려워 곤란을 겪었다. 하나로텔레콤은 또 이날 주총에서 적정 이사 수를 유지하기 위해 이사회 인원을 15인 이내로 둘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주총에서는 지난해 재무제표도 승인됐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1백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사업개시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조3천7백53억원)대비 4.4% 증가한 1조4천3백65억원,영업이익은 전년(7백52억원)대비 51.6% 증가한 1천1백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