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칩의 처리능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커진다는 '무어의 법칙'을 만든 고든 무어가 사실은 18개월이란 기간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무어의 법칙 40주년을 맞아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와 인터뷰를 갖고 이 사연을 소개했다. 무어는 지난 1965년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이란 전문잡지로부터 미래 트렌드를 예측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전자시계나 가정용 컴퓨터가 출현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실리콘칩에 담기는 트랜지스터 같은 부품의 수가 1년여쯤 만에 두 배씩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1970년대 그의 친구인 카버 메드에 의해 '무어의 법칙'이란 이름이 붙여졌고 이 법칙이 유명해지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라는 압력이 커졌다고 무어는 회상했다. 이에 따라 그는 1975년 들어 2년마다 칩의 집적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어는 "18개월이란 말을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었는데 18개월로 인용됐고 결과적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18개월이란 기간은 당시 인텔의 중역이었던 데이비드 하우스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