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에서 벗어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는 대목이다. 재테크 시장에서 저금리 국면이 끝나갈 경우 우리처럼 이머징 마켓에 속한 국가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이 외국자본의 이탈가능성이다. 이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6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등 자산부문의 거품이 여전하고 유가상승으로 인플레가 불안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연방기금금리가 4%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계속 인상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경기 요인만을 고려해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어둘 수는 없다. 만약 국제금리 인상추세를 외면하고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달러캐리 자금뿐 아니라 국내자본까지 이탈돼 오히려 역(逆)자산 효과(자본이탈→자산가치 하락→소비감소→경기둔화)로 우리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요즘처럼 저금리 국면이 끝나갈 때 투자손실이 우려되는 또하나의 분야가 미국 등 해외부동산 시장이다. 그동안 해외부동산 시장은 저금리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차입금리가 부동산 등 실물투자의 기대수익률보다 낮은 부채-경감 현상(debt-deflation syndrome)이 발생해 많이 올랐으나 이제는 차입금리가 오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그동안 주가상승의 커다란 요인이었던 유동성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하 과정에서 경제여건에 비해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된 이머징 마켓에 속한 국가들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빨리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 들어 이머징 마켓의 주가가 평균 12% 이상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현상이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위축된다 하더라도 곧바로 채권과 채권형 상품이 인기를 끌기는 힘들어 보인다. 저금리시대가 끝나고 앞으로 금리인상이 이어질 경우 현 시점에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채권과 채권형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과도기적인 단계에서는 시중자금이 다시 대기성 성격이 짙은 단기부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투신사의 대표적 단기수시 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수탁액이 올 들어 최고 수준인 73조2천억원에 이를 만큼 시장자금이 빠르게 부동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요즘처럼 재테크 환경이 급변할 때 투자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구축해 놓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금리상승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각자의 여건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