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에게 듣는다] '실물펀드 투자' 선도 유상철 대우증권 PF부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근 들어 선박 부동산 항공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대학 기숙사 임대수익과 연계한 기숙사펀드까지 등장할 정도다.
통상 투자기간이 2년 이상,길게는 10년까지 가는 장기 투자상품이지만 저금리 시대에 은행금리의 2~3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일부 실물펀드는 절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물펀드 투자 시대를 연 것은 선박펀드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선박을 구입한 뒤 이를 해운회사에 빌려주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 수입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새로운 투자기법이다.
따라서 해운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
지금까지 판매된 선박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대부분 6.0∼6.5%에 이른다.
수익금은 3개월마다 한 번씩 분기 배당이 이뤄져 이자 생활자들이 투자하기에도 적합하다.
선박펀드의 인기는 대단하다.
작년 3월 대우증권이 처음으로 1백6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동북아1호 선박투자회사)를 일반공모한 이후 1년 만에 모두 17개 펀드가 나와 2천5백억원어치가 팔렸다.
청약 경쟁률은 초창기에는 10 대 1 안팎에 그쳤지만,요즘엔 40∼50 대 1을 훌쩍 넘을 정도로 인기다.
이 같은 경쟁률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선박펀드 공모에 몰린 시중자금은 5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얘기다.
선박펀드의 성공은 실물펀드를 유망 투자 대상으로 부각시킨 일등공신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유상철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장은 '동북아1호'를 비롯해 8개의 선박펀드를 만들어낸 '선박펀드 제조기'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성에다 안정성,더욱이 세제 혜택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선박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제 혜택은 상당한 매력이다.
개인 투자자가 선박펀드에 투자하면 오는 2008년까지 3억원 한도 내에서는 이자소득세(15.4%) 전액에 대해 비과세하며,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른 금융상품과 합산하지 않고 과세하는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유 부장은 "이 같은 세제 혜택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 7.5∼7.8% 정도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두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원금과 이자가 확정적인 데다 분기마다 수익을 배당받으며,절세 효과까지 주어지므로 '일석삼조(一石三鳥)'라는 설명이다.
선박펀드가 특히 부자 고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1억∼2억원은 보통이고 한 번에 2백억원을 들고 오는 투자자도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선박펀드가 1백%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그는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해운사가 문을 닫으면 원금을 손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왕이면 믿을 만한 해운사가 운영하고 경험 많은 증권사가 판매하는 선박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유 부장은 지적했다.
투자기간이 보통 7∼10년으로 다른 실물펀드보다 길다는 점은 부담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에게 판매한 선박펀드는 모두 증시에 상장되기 때문에 만기 전이라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장은 "오는 7월 말까지 10개 이상의 선박펀드가 새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박펀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부장은 "선박펀드는 국내 조선 및 해운산업에도 기여하는 상품인 만큼 무엇보다 세제 혜택을 2008년 이후에도 가능하게 연장해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