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문화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아트 마케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 '아트 마케팅'은 기업 홍보의 일환으로 예술행사에 협찬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기업마케팅의 핵심을 문화나 예술에 맞추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삼성전자 명소(名所)마케팅을 비롯 최근 문을 연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명품관 '애비뉴엘', 하나은행 문화이벤트 등이 '아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명소 마케팅'=유럽 주요 도시의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신제품 론칭 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국내 대기업의 대표적인 아트 마케팅 사례다.


1992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볼쇼이극장에 10만달러를 협찬하면서 시작된 '명소 마케팅'은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영박물관과 로댕박물관,2002년에는 루브르박물관에서 '글로벌 로드쇼'를 벌였고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제2회 톨스토이문학상 시상식을 푸슈킨박물관에서 개최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켰다.


◆롯데백화점의 '명품관 속 갤러리'='에비뉴엘'은 지하 2층 매장부터 5층까지 전층을 일본 미술가인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으로 꾸몄다.


고객들이 빛을 이용한 '그림자 회화'라는 독특한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쇼핑과 문화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간 배치를 한 것.백화점측은 개관 행사가 끝나는 4월 하순부터는 9층에 있는 60평 규모의 롯데화랑과 지하 2층에서 4층까지 통해 있는 'The Gallery' 등 두 곳을 한 달에 한 번씩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테마 전시로 꾸밀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VIP' 문화이벤트=하나은행은 국내 금융권 중 가장 앞서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은행이다.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술 및 음악 아카데미'를 무료로 열고 저명인사들을 초빙,미술에 대한 이해나 연주를 곁들인 강의를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태평양의 '디 아모레 갤러리'=지난해 5월 청담동에 문을 연 이 갤러리는 태평양의 고급 화장품 판매 공간과 미술 전시 공간을 합친 곳이다.


1층에 '설화수' '헤라' 등 고급 브랜드 전시장을,2층에는 메이크업 존을 운영하면서 3층에 순수미술 및 공예품을 보여주는 공간을 함께 갖췄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세계 일류기업일수록 아트 마케팅에 한 발 앞서 가고 있다"며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 수준의 평준화로 독특한 문화 마케팅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