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명품관 에비뉴엘을 오픈한뒤 첫 주말이 지났다. 개관일인 지난 25일 이후 명품관에는 백화점 명품담당자를 비롯 많은 유통 의류 업계 관계자들이 찾았다. 이들의 화제는 에비뉴엘이 명품관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 '갤러리아 명품관'과 어떻게 다른지,또 강남 명품족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 지에 모아졌다. 최고 소비계층을 겨냥하고 있는 두 명품관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에비뉴엘은 먼저 차별화된 매장 컨셉트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존 매장 구성에서 벗어나 'Garden & Gallery'와 '휴식(休)'을 테마로 한 독특한 인테리어와 공간에 크게 비중을 뒀기 때문.각 층엔 꽃,대나무 장식으로 편안한 거실 느낌의 인테리어를 선보였고,9층 갤러리를 포함한 전 층에서는 일본의 유명화가'세이지 후지시로'의 작품 1백20점을 전시해 '아트(Art)마케팅'을 시도했다. 문화 커뮤니티 장소로 만들 2층 '에비뉴엘 라운지',1백여명의 최고 VIP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3층 '멤버스 클럽'은 외국 '부티크 호텔'을 벤치마킹한 공간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퍼스널쇼퍼 룸(Personal Shopper Room)을 도입하는 등 명품 서비스를 주도했던 갤러리아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차별화를 시도한 셈이다. 그러나 매장 규모,입점 명품 브랜드 수를 보면 갤러리아가 앞선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9월 패션관과 생활관을 리뉴얼해 만든 총 7천7백여평의 동서관에 모두 1백39개의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 3천평 규모에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춘 에비뉴엘보다 구색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또 '국내 명품 브랜드 매출 1위 점포 중 70% 정도가 모여 있다'고 자랑한다. 이에 대해 롯데는 주요 브랜드매장을 '국내 최고'로 꾸몄다고 강조한다. 샤넬,루이비통,버버리를 복층으로 구성하고 불가리의 '블루사파이어 라인'과 유명 구두 브랜드 '마놀로브라닉(Manolo Blahnik)'을 국내 독점유치하는 등 특화된 매장을 내세웠다. 강남 트렌드 주도층을 끌어오기 위해 해외 30여개 브랜드를 직수입했다는 멀티 명품숍 '엘리든(Eliden)' 등도 새로운 시도다. 지리적으로 에비뉴엘은 '명품 불모지'에 가까운 강북에 위치했다는 약점이 있다. 실제 갤러리아 명품 고객의 77% 정도가 강남 거주자다. 또 '연예인이 와도 쳐다보는 사람 없는' 프라이버시 중시 문화나 '같이 쇼핑하는 사람들의 레벨'까지도 따지는 '폐쇄적인' 쇼핑 문화를 갖췄다는 강남 명품관들의 특성을 롯데가 어떻게 수용할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롯데는 '북적북적한' 대중적 백화점 이미지가 강해 명품족 유입에 장애가 될텐데,롯데백화점과 에비뉴엘 간 연결통로까지 곳곳에 설치해 놨다"면서 "명품족 쇼핑 문화에 대한 이해가 아직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