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서장훈 밖에 없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국보급 센터' 서장훈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며 플레이오프 4강전(5전3선승제)에서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삼성은 정규리그 1위 원주 TG삼보와의 1차전에서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최다 점수 차인 63-105로 무너지고 2차전 또한 83-93으로 무릎을 꿇어 이제 남은 3경기를모두 잡아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1,2차전의 결정적 패인을 서장훈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서장훈을 중심으로 높이의 농구를 자랑했던 삼성은 TG삼보를 맞아 `트윈 타워'자밀 왓킨스-김주성에게 무차별적으로 골밑을 허용하다 보니까 도무지 승산이 없었던 것. 서장훈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22.07득점, 리바운드 9.43개를 기록했지만플레이오프 4강 2경기에서 고작 평균 13득점, 5.5리바운드로 평소의 실력보다 절반정도에 그치고 있다. 반면 서장훈의 매치업 상대인 TG삼보의 자밀 왓킨스는 정규리그 평균 16.9득점,리바운드 12.6개를 기록한 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평균 17.5득점, 8.5리바운드로 꾸준함을 과시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창진 TG삼보 감독도 "왓킨스가 서장훈을 수비하도록 했고 공격도 왓킨스에게맡겼다. 정규시즌에는 서장훈의 상대로 김주성을 붙였지만 이번에는 왓킨스를 투입해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할 정도. 물론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부상 투혼을 발휘 중인 서장훈도 억울한 점이 많다. 부산 KTF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펄펄 날았던 알렉스 스케일이 이번 TG삼보전에 3점슛 성공률 17%에 그치며 해결사 역할을 못하는데다 자말 모슬리 또한 기대에 못미쳐 서장훈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 더구나 서장훈이 골밑에 파고들면 TG삼보는 왓킨스와 김주성이 더블팀으로 막아서고 아비 스토리마저 뒷선에 버티는 바람에 장기였던 미들슛마저 림을 통과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그래도 서장훈을 믿는다"는 안준호 감독은 29일 3차전에서 "스케일과이규섭이 과감하게 외곽슛을 날려 서장훈의 골밑 공격 부담을 줄여주고 서장훈이 왓킨스를 막아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