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표된 '2·17 부동산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상승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다시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건설교통부는 지난 22일 '자체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전혀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놓았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정부의 규제와 '두더지게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압구정동과 잠원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명 문의가 늘고 있는건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느냐'는 질문에는 "팔려고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이전 가격에는 흥정에 응하지 않는다"는 천편일률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송파구 일대 재건축단지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심리가 한껏 높아진 상황이어서 '조금 있다 팔면 좀더 차익을 남길수 있는데 굳이 지금 팔 이유가 있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거래 없이 호가만 나홀로 상승하는 이른바 주식시장의 '기세상한(氣勢上限)'과 비슷한 가격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요즘 부동산 시장의 대세는 '거래 없이 호가만 급등'으로 요약된다. 호가 급등이 거래로 이어지고 또다시 호가가 재반등하는 기존의 아파트값 흐름과는 분명 다르다. 이 때문에 정부가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해 민감하게 선제적 대응(재건축 용적률 30%포인트 미만도 임대아파트 건립 의무화 검토 등)에 나서는 모습은 오히려 실수요자들을 불안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