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결혼을 발표한 탤런트 김원희가 시원섭섭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어떻게 된게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오는 6월 11일 열애 15년 끝에 두살 연상의 사진작가 손혁찬씨와 결혼하는 김원희는 "그동안 사람들이 도대체 언제 결혼하냐며 지겨워했다. '양심상' 이제는 늦출수가 없을 것 같다"며 특유의 유머를 발휘했다.


두 사람은 지난 91년 처음 만났다. 당시 김원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직후였다.


"워낙 어렸을 때 만난 까닭에 15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는 어리다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결혼이 늦어진 것도 뭔가 사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가 아직은 어리다는 생각에 결혼 적령기에 대한 감각이 무뎠다. 몸으로 못 느낀 것"이라는 김원희는"그러나 이제는 연예계 생활도 할만큼 했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작년말부터 서두르셔서 드디어 결혼하게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15년간 한결같이 사랑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연예인 커플이 아닌 다음에야 말많고 탈많은 연예계에서 15년 사랑을 유지할 수 있기란 하늘의별따기다.


"남자친구가 연예계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인지 나 역시 그냥 일반 직장인처럼 대해줬다. 또 서로가 서로의 일에 별반 터치를 안해왔다"는 김원희는 "그래도 비결이라면 아무리 새벽에 일이 끝나도 반드시 서로 얼굴을 보고 헤어진 것이다. 남자친구가 일본에 유학가 있던 기간을 빼고는 매일 그랬다"고 귀띔했다.


또 일찍부터 만난 덕에 서로가 자연스레 상대방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만난 게 장점이었던 것 같다. 남자친구가 우리 형제와 함께 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년이면 좀 긴 세월인가. 가족의 역사를 같이 한 사람이다. 양쪽 집안에서 아들과 딸로 여겼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동안결혼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때로는 친구도 되고 형제도됐다."


효녀로 소문난 김원희는 결혼과 동시에 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극구 사양했다.


"어머님도 며느리 시집살이 하실까봐 그러신지 같이 사는 것은 천천히 하자고하시더라. '천천히'라는 말을 강조하셨다"며 웃은 김원희는 "당분간은 시집 안간시누이랑 사시겠지만 나중에는 당연히 우리가 모시고 살 것이다"고 말했다.


김원희는 끝으로 "드디어 내가 시집을 가니까 이제 후배들을 하나씩 치워야겠다. 피아노 반주를 맡기로 한 (김)선아도 얼른 시집을 보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