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의 구수한 입담이 화제다.


5선의 관록답게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현 정치상황을 재기 넘치는 어휘로 표현,눈길을 끌고 있다.


강 원내대표는 행정도시법 통과로 야기된 당내분을 수습하겠다며 '구원투수론'을 들고 나와 선출됐다.


취임 후에는 '배구세터론'을 제시했다.


경북사대부중 시절 배구선수로 뛴 경험을 소개하며 "공격을 잘 할 수 있도록 공을 안정적으로 배급하는 세터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엔 '기생(妓生)론'을 폈다.


그는 "짧은 기간 원내대표를 해보니 완전히 기생 같더라"며 "의원들이 창(唱)하라고 하면 창을 하고,춤추라고 하면 춤을 춰야 하는 게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모두 당 화합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강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몸이 건강해야 '작업'(마음에 드는 이성을 유혹하는 일)도 하고 연애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한나라당 '몸'으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라며 "합당이나 연대를 모색하기 전에 당쇄신부터 해야 한다"고 '고언'을 한 것이다.


천막당사 이전 1주년인 지난 24일엔 "지난날 한나라당은 가문의 영광만 이어받은 '무사안일당'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선 정치와 경제에 대한 한자풀이로 주위의 탄성을 자아냈다.


강 원내대표는 "정치의 정(政)에 바를 정(正)자,치(治)에 물 수(水)자가 들어 있는 것은 '정치는 바르게 물 흐르듯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제의 경(經)자에 실 사(絲),제(濟)자에 물 수(水)가 들어있는 것은 '경제는 실을 짜듯 치밀하게 하되 물 흐르듯 하도록 하라'는 의미"라며 한 부총리에게 이를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