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 '苦戰' ‥ 판로개척 힘들고 투자유행 못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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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외국자본으로 설립된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은행 등 계열 판매창구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운용사들에 비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빠르게 바뀌는 투자유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했다.
29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PCA투신운용 도이치투신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슈로더투신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등 5개 외국계 운용사들은 28일 현재 전체 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8%로 1년 전 2.94%에 비해 0.44%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국내 법인으로 등록된 자산운용사가 48개사로 운용사 숫자로 계산한 이들 외국계 운용사의 국내 시장 비중이 10% 정도란 점을 감안하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식형펀드 수탁고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0.1%였던 게 올 3월 들어 9.1%로 축소됐다.
토종 운용사(외국사와 합작한 운용사 포함)의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9조5천9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3.7% 늘어난 반면 외국계 운용사는 9천5백51억원으로 같은 기간 증가율이 10.5%에 불과했다.
이제순 제로인 팀장은 "미국시장에선 판매사와 운용사가 철저히 분리돼 자유경쟁이 가능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들이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판매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탁고를 늘리는데 가장 중요한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 자금을 받으려면 수수료 덤핑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외국계 입장에선 불가능한 일"라고 덧붙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