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가격인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FT는 "새해 초부터 가격인하 전쟁이 다시 달아오르면서 한때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던 중국 자동차 시장의 고수익 시대는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인하 전쟁 점입가경=포드 혼다 등 중국 합작회사들은 최근 몇주새 자동차 판매가격 인하를 잇따라 발표했다. 일부 모델의 가격인하 폭은 18개월 전보다 무려 27%나 됐다.


중국 내 최고 인기 차종인 혼다 어코드는 2만위안(1위안=1백22원) 이상 하락한 19만8천위안(2천4백15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18개월 전까지만해도 26만5천위안이던 포드의 몬데오 가격도 지난해 22만위안으로 내려간 데 이어 지금은 19만3천위안으로 하락했다. 컨설팅업체 오토모티브 리소시스 아시아(ARA)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자동차 딜러들은 신모델이 출시되는 올 여름께 또 다시 가격하락 행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체들,이익 축소 우려=중국 내 자동차 가격인하 경쟁은 판매 둔화에 따른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 2002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매년 60∼70%씩 급성장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성장폭이 급감,재고 누적을 겪고 있다. ARA에 따르면 딜러들은 올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지난해 16%에 비해 훨씬 낮은 5∼10%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 가격인하 경쟁이 업계 전반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가절감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격인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중국 자동차업계의 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61.5%나 감소했다. 34개 주요 생산업체 가운데 13개 업체가 적자를 기록했으며,실제 이익이 상승한 업체는 11개에 불과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