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수능방송 '빛바랜 1년'..접속률.이용자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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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시작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가 출범 1년만에 이용자 수가 출범초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출범의 주역인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와 고석만 전 EBS사장이 동시에 퇴진하면서 정부와 EBS는 예산 배정 및 이익금 사용,강의 방향 등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29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EBSi(www.EBSi.com)의 동영상강의 월별 최대 동시접속자는 지난해 4월 1만5천1백22명에서 올 3월 5천4백54명으로 줄었다.
또 월별 동영상 다운로드 수(개인 기준)는 지난해 4월 1백76만건에서 올 3월 67만건으로 줄었다.
◆강남에선 EBS 신경도 안써=EBS 수능강의 이용자가 이처럼 줄자 당초 EBS 수능강의 출범으로 바짝 긴장했던 강남 학원가는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C학원의 C모 원장은 "EBS 강의는 '수능시험 연계'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실제 수능에서의 체감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 많은 학생들은 단순히 EBS 교재를 참고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특히 올해부터 이석록(언어) 박승동(수리) 등 스타강사들이 모두 빠지다보니 EBS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BS 수능강의에 대한 초기 거품이 빠지고 3월이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겠지만 강의화질이 나쁘고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강의형식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용자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EBS 불협화음=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나 EBS는 갈등만 빚고 있다.
EBS는 국고지원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EBS가 지난해 수능사업에서 낸 2백17억원의 수익을 재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BS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2백60억원이었던 국고지원을 올해 1백37억원으로 깎은데다 2007년 이후엔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며 "정부 지원이 끊어지고 대학입시가 내신 위주로 개편되는 2008년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EBS가 지난해 수능교재를 팔아 2백17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이를 재투자하기보다 지난해 말 직원 상여금으로 주는 등 모럴해저드를 보이고 있다"며 "이 수익은 수능강의를 평생교육,중·고생 e러닝 등으로 확대 발전시키는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병영+고석만'의 투톱체제 와해로 구심점이 없어졌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대학 구조개혁'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EBS는 그동안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 선정에만 전력투구,교육부와의 정기 업무협의조차 미뤄왔다.
EBS는 DMB 사업자 선정에서도 탈락했다.
또 교육부와 EBS는 지난해 인력교류에 합의했지만 EBS측이 최근 사장 교체 이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 강의시간을 10분,20분 등으로 다양화하라는 요구나 네이버 등 민간 인터넷사이트에서 수능강의를 볼 수 있도록 개방하라는 교육부 요구도 거부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