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4월2일)을 앞둔 8개 구단사령탑들이 가장 고민하는 팀의 취약점은 무엇일까. 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한 감독들은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면서도 페넌트레이스에서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을 살짝 공개했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거포' 심정수와 `민완 유격수' 박진만을 잡아 강력한우승 후보로 떠오른 삼성의 초보 사령탑 선동열 감독의 골칫거리는 빈약한 좌완 중간계투와 부실한 백업 포수. 선 감독은 "남들이 우승 후보로 꼽지만 중간계투진에 왼손 투수가 부족한 게 아쉽다. 캐처 백업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삼성은 지난해 권오준과 불펜의 `쌍권총'으로 맹활약했던 좌완 권 혁이 팔꿈치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돼 있고 병역비리에 연루됐던 왼손투수 지승민과 오상민의공백도 크다. 강영식과 지승민, 전병호가 왼손이지만 `투수왕국'을 구축했던 지난해에 비해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 삼성은 또 막강 화력에도 든든한 백업포수였던 현재윤이 병풍에 휘말려 주전포수 진갑용이 부상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엄청난 전력 차질이 불가피하다. 진갑용 대신 가끔 포수 마스크를 쓸 백업포수인 2년차 이정식과 신인 손승현은시범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함께 3강으로 분류되는 기아와 SK 사령탑의 고민거리는 마운드. 유남호 기아 감독은 김진우-다니엘 리오스-마이클 존슨-최상덕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에도 뒷문의 불안이 큰 걱정이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 속에 4승2패, 11세이브를 올렸던 신용운을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 부족으로 불을 지르지 않을까 애를 태우고 있는 것. 반면 조범현 SK 감독은 어깨 부상으로 4월 중순이 돼서야 마운드에 복귀하는 선발 주축 이승호와 엄정욱의 부상 공백에 시름이 크다. 조 감독은 "부상 선수 2명이 합류하지 못한 게 걱정"이라며 이승호와 엄정욱의부상 악재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디펜딩챔피언 현대의 김재박 감독은 "내야가 불안하다"며 FA로 풀려 삼성으로 이적한 유격수 박진만의 공백을 아쉬워한 뒤 "다른 팀에서 트레이드를 하거나 선수를 사왔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병풍으로 큰 타격을 입은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에 경험없는 선수들이상대팀 선배들과 싸우면서 이겨낼 수 있을 지가 걱정"이라며 제4선발과 마무리로 각각 낙점된 고졸 `슈퍼루키 듀오' 김명제와 서동환의 경험 부족을 걱정했다. 이 밖에 시범경기 돌풍을 일으킨 롯데의 양상문 감독은 "루벤 마테오(LG)와 김동주(두산)와 같은 선수가 없는 게 큰 걱정"이라며 결정적 한방을 때려줄 `거포' 부재를 아쉬워했다. 또 LG 이순철 감독은 기동력 부족을 약점으로 꼽았고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범경기 팀 타율 1위(0.297)에도 "투.타 양면이 모두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