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연 4%대로 올라섰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29일 급락,닷새 만에 연 3%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발표된 2월 산업활동동향이 경기 회복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미흡했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최근 공단 등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 회복세가 실물지표를 통해 본격 확인될 때까지는 시장금리가 4%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리나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과 내달 국채 발행 물량 확대 등의 요인으로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탈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채권금리 '산업활동동향 쇼크'로 하락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연 3.92%로 전날보다 0.15%포인트 내려앉았다. 이로써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22일 연 4%대로 올라선 이후 닷새 만에 다시 3%대로 떨어졌다. 국고채 5년물은 0.17%포인트 떨어진 연 4.20%를 기록했고,10년물도 0.13%포인트 내려 연 4.76%에 마감됐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일제히 급락한 데 대해 한은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지난달 설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실물경제 지표 부진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 같다"며 "경기 회복을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인식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 '박스권',장기 '상승기조' 향후 금리 움직임과 관련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네덜란드계 투자은행인 ABN암로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은이 경기 회복에 따라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이로 인해 지표금리도 2∼3주 내에 연 4.4%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실물지표가 실망스럽긴 해도 경기의 방향 자체가 '상승'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데다,미국이 5월 초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3월 중 각각 3조원대에 그쳤던 국채 발행 물량이 내달부터는 5조원 안팎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길 요인이다. 발행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하락하고,이에 따라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선 단기적으로 지표금리가 연 3.7∼4.2%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점치고 있다. 금성원 우리은행 과장은 "과거 패턴을 보면 한은은 경기 회복세가 실물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나서야 콜금리를 올렸다"며 "현재 경기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달 하락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콜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내외금리가 역전된다 해도 국내에선 경기 회복세가 확실해지기 전까진 콜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얘기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전체적으로,그리고 장기적으로 볼 때 콜금리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