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구베이 지역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점포에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강추라이더(剛出來的)…'란 고함소리가 울려퍼진다. 막 구운 빵이 나왔다는 의미의 이 고함소리가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공장에서 생산된 빵을 배송받아 그저 판매만 하는 다른 베이커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같은 전략으로 중국 진출 4개점에서 모두 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 바이롄 복합 쇼핑몰에 들어선 2호점은 바로 옆에 붙은 대만계 베이커리 '커송방'보다 평당매출과 손님수가 두배 이상 많다고 한다. 10m 정도 떨어진 일본계 베이커리 '한큐'는 한국의 파리바게뜨에 타격을 입고 매장을 절반 규모로 줄여야 했다. 황희철 상하이법인장은 "7년간에 걸친 시장분석 끝에 고급을 뜻하는 '까오당'으로 차별화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에는 상하이 민항구 롄화난로에 이마트 중국 3호점이 문을 열었다. 1호점인 취양점을 연 지 8년만이다. IMF 위기가 있었고 외국계 할인점과 싸움을 해야 했기 때문에 출점이 다소 늦어졌던 것.하지만 8년은 이마트에 중국을 연구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 이마트는 "현재 6백개가량 되는 중국내 할인점이 3천개까지는 무난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아직 싸움은 초반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중국 진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 유통시장 완전개방'으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 내수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기회이기도 하다. 유통대기업의 글로벌화는 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나 서비스의 동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상하이 진출을 모색 중인 유상용 사장(한식체인 '금수복국' 운영)은 "유통기업의 해외진출은 우리 같은 중소 상공인들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용기를 심어준다"며 "그런 점에서 제조업 못지 않게 유통기업의 글로벌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이마트 개점행사를 보려고 일부러 상하이를 찾은 이유다. 상하이=장규호 생활경제부 기자 danielc@hankyung.com